무경계  No Boundaries

웨인 레빈   Wayne Levin

브라이언 오스틴   Bryant Austin


2023. 7. 15. sat - 2024. 3. 31. sun

무경계


모든 것은 경계 없이 흐른다. 만물은 본질적으로 하나의 전체성을 가진다. 그러나 유한한 인간의 경계 속에서 전체는 파편이 된다. 지식과 정보는 분류하고 규정함으로 시간을 소비하지만, 예술과 종교는 언제나 근원의 생명과 영원성을 갈망하고 있다.


 닻미술관의 기획전《무경계》에서, 오랜 시간 바닷속 풍경을 담아온 두 작가, 웨인 레빈과 브라이언 오스틴의 세계가 만난다. 전시장에서 우리는 해저로부터 솟아오른 산맥과 이를 감싸는 하늘의 구름, 물속을 유영하는 실물 크기의 고래 사진을 볼 수 있다. 브라이언 오스틴은 고래의 존재를 마주하는 강렬한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실제 크기 사진으로 대상을 재현했다. 작가가 마주했던 거대하고 따뜻한 존재의 눈을 바라보며 우리는 또 다른 우주를 상상할 수 있다. 고요한 바닷속에서 고래를 만나며 작가는 외부 세계와 연결된 내면세계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웠고, 그에게 사진은 그러한 바라봄을 통해 찰나의 시간 너머 영원의 문을 여는 성찰의 도구가 되어주었다. 


 사진가 웨인 레빈은 지난 50여 년간 프리 다이빙으로 바닷속 풍경과 생물들을 찍어왔다. 이 전시에서 보여주는 하와이섬의 산맥과 구름을 담은 사진은, 대지 위에 물과 공기가 흐르는 또 하나의 수중 풍경이다. 깊은 내공으로 전체를 담아내는 노장의 흑백 사진은 마치 동양의 수묵화를 연상케 한다. 물은 동서양 문화 어디에서나 탄생의 신화를 담고 있다. 그에게 물은 생명과 자연의 신비를 품고 있는 모태이다. 하늘과 땅의 경계에서 유동하고 변화무쌍한 형질로 보이지 않는 정신세계를 은유한다. 물로 경계 지워지는 모든 대륙은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관계성을 가진 하나의 몸이라는 것을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의 사진은 물과 공기의 경계, 땅과 하늘의 경계, 동서양 문화의 경계에서 보이지 않는 에너지와 물질, 생명과 자연의 순환에 대해 끝없이 던지는 질문들이다. 


  자연계에는 육지와 바다를 가르는 수많은 경계선이 존재한다. 그 선들은 단순히 나누고 구분하는 동시에 결합하고 연결한다. 예술은 항상 보이지 않는 모든 경계로부터 자유로움을 꿈꾼다. 경계를 지워내고 순수하게 바라본다는 것은 현존의 경험이며 시각예술이 가진 힘이다. 현실을 비우고 머물러 바라보자. 하나의 유기적 통일체, 서로 다른 두 가지의 균형, 음과 양의 조화로운 흐름 속에서 모든 존재가 하나의 생명으로 연결되는 신비한 순간을 만나게 될 것이다. 회복은 어디에서 시작될까. 전체에서 떨어져 고립된 개별 존재는 서서히 빛을 잃어간다. 모든 경계에 피는 아름다운 꽃을 바라보자. 그 생의 기운이 우리를 다시 살게 할 것이다. 모든 생명은 연결되어 있다. 사진은 우리에게 머물러 바라보는 법을 가르쳐 주는 친절한 예술이다.


기획_주상연


No Boundaries


Everything flows without boundaries. All creation essentially lives in a single totality. However, within finite boundaries of human existence, the whole becomes fragmented. While logic and information regulate these fragments through classifications and definitions, art and religion constantly yearn for the origin of life and its eternal nature.


Curated by the Datz Museum of Art, the exhibition No Boundaries brings together the worlds of two photographers, Wayne Levin and Bryant Austin, who have captured underwater landscapes over an extended period of time. In the exhibition space, we can behold photographs of mountain ranges rising from the ocean floor, adorned with clouds embracing the skies, as well as life-size images of whales gliding through the depths beneath. Bryant Austin conveys his profound encounters with these majestic creatures through life-size whale photographs, allowing us to gaze into the eyes of these immense and warm beings, sparking our imaginations of an alternate universe. By meeting the whales in the serene ocean, Austin has learned to listen to the inner world intertwined with the outer world. For him, photography has become a tool of introspection, a way to see, hear, and experience the eternal beyond fleeting moments of time.


Photographer Wayne Levin has captured underwater scenes and marine life through freediving for over five decades. His photographs showcased in this exhibition depict the mountain ranges and clouds of the Hawaiian Islands, presenting a unique portrayal of underwater scenery where water and air coalesce. These black and white photographs, embodying the artist’s seasoned inner strength, are reminiscent of traditional ink-wash paintings of the East. Water carries the symbolism of birth in both Eastern and Western cultures. For Levin, it is a vessel that holds the mysteries of life and nature. It becomes a metaphor for the spiritual realm, characterized by its fluid and ever-changing nature, existing on the threshold between heaven and earth. Levin keenly recognizes that continents, despite being bordered by water, are not separate entities but interconnected parts of a unified whole. Thus, his photographs serve as perpetual inquiries into the circulation of energy and matter, life and nature, transcending the boundaries of water and air, land and sky, and Eastern and Western cultures.


Countless boundaries divide the land and permeate the natural world. These lines separate and categorize, yet simultaneously unite and connect. Art perpetually yearns for liberation from invisible boundaries. To erase these boundaries and perceive things purely is to experience presence, embodying the power of visual art. Let us transcend reality and linger in our gaze. We can encounter mysterious moments where all beings are interconnected in a single and unified body, between two different balances, in a harmonious flow of yin and yang. Where does healing begin? An individual existence isolated from the whole gradually loses its radiance. Let us behold the beautiful flower blooming on the boundary. The vitality of its life will breathe new life into us. All life is interconnected and photography teaches us how to linger and realize this connection.


Sangyon Joo_Director 

웨인 레빈 Wayne Levin

웨인 레빈은 샌프란시스코 아트 인스티튜트에서 학사를,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에서 석사를 취득했다. 1983년부터 하와이로 이주하여 사진을 가르치며 본격적으로 수중 사진을 찍기 시작하였다. 그는 사진기를 들고 바닷속으로 들어가 그만의 시각으로 공간과 하나 된 유기적인 풍경의 수중사진을 만들어 낸다. 애퍼처 및 렌즈웍스 등의 출판사를 통해 그의 작업이 소개되었고, 1984년 국립예술기금과 1989년 오하이오 예술 자문위원회, 2006년 하와이 주립 문화예술기관 등을 통해 연구 지원을 받았다. 그의 첫 번째 작품집 『Through a Liquid Mirror』(1997)는 하와이 출판 협회에서 그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치렀으며 현재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 샌디에고 사진 미술관, 호놀룰루 현대미술관, 하와이 주립 문화예술기관과 영국 딤볼라 미술관, 한국 닻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Wayne Levin studied photography at the San Francisco Art Institute and also attended Pratt Institute in NY. In 1983 he moved back to his hometown in Hawaii to teach photography and became more serious about underwater photography. He takes his camera underwater and captures amazing sceneries with his unique vision. His works have been introduced in Aperture and LensWorks and has received the National Endowment for the Arts photographers’ Fellowship in 1984, along with the Ohio Arts Council artist-in-residence in 1989. His first book, Through the Liquid Mirror, was announced Book of the Year by the Hawaii Book Publishers Association. Major public collections housing his works include, the Museum of Modern Art in New York, Hawaii State Foundation on Culture and the Arts and Hawaii Bishop Museum in U.S.A., and Dimbola Museum & Galleries in the UK.

브라이언 오스틴 Bryant Austin

브라이언 오스틴은 독학으로 사진을 공부하고 미국에서 활동하는 사진가이다. 오스틴이 직접 촬영한 실물 크기의 고래 사진은 예술로서뿐만 아니라 연구 자료로서도 희소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인간과 자연 만물과 우주의 관계를 탐구하며 태양, 나무, 식물 등까지 영역을 넓혀 모든 미시적인 세계와 거시적인 세계가 하나로 이어짐을 카메라를 통해 발견해 나가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카발로 포인트를 포함하여 닻미술관, 매사추세츠 피바디 에섹스 박물관, 호주 국립 해양 박물관 등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에 초대받았다. 작품집으로는 『태양, 물, 존재』(닻프레스, 2020), 『Beautiful Whale』(Abrams, 2013)이 있다.

Bryant Austin is an American photographer known for his life-size portraits of whales. His collection of portraits of whales serves as a critical archive for future generations, given the tenuous future of its species. His subject matter is broad, extending from whales, trees, plants, and to the sun, connecting the micro and macro worlds together with a camera. Including the solo exhibition Light + Shadow(Cavallo Point, CA), he was invited to several group shows at Datz Museum of Art(Seoul, South Korea), Peabody Essex Museum(Salem, MA), Australian National Maritime Museum(Sydney, Australia). Beautiful Whale marks the release of Bryant Austin's first photography book, published in 2013 and published by Abr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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